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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3-02-22 (09:26:34)
수정일
2023-02-22 (09:5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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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지아 꽃을 보면서...
아직 겨울이 채 가지는 않았지만 며칠 전 필자가 자주 찾는  양재 하훼시장을 들렀다.
마침 눈에 들어오는 노란 예쁜 꽃들이 보이길래 하나 샀다.
프리지아(Freesia)라는 꽃인데 지금 접수대 한 가운데에 놓아두었다.
매일 한송이 두송이 노란 꽃망울이 펴지는 모습이 참 여성스럽고 향기도 그윽하다.
7~80년대에 우리 누나,엄마들이 자주 쓰던 분화장의 바로 그 냄새다.
이 프리지아는 이 꽃을 처음 발견한 사람의 의사 친구의 이름을 따서 명명하였단다.
이 꽃은 순수하고 청순하며 스스로를 자랑하듯 새출발의 꽃말을 갖고 있다.

봄은 새출발의 계절이다. 춥고 단조로왔던 겨울을 보내고 따뜻하고 밝은 색조의 자연이 찾아오는
새로운 시작과 설램의 계절이 봄이다.
그래서 봄을 표현한 시나 노래를 보면 뭔가 놀라운 것이 올 것같은 "기다림'이 많다.

기다리는 것은 무척 설래고 가슴 뿌듯한 감정을 준다.

비록 현실이 그리 녹록하지 못하더라도 기다리는 그 미래는 흐뭇하고 자신감이 듬뿍 깃던 시간을 점지해준다.

그 옛날 순수하고 아름다운 시를 썼던 "소월"의 주옥같은 시들을 보면 참담했던 그 당시의
그의 현실과 전혀 다른 미래를 그렸음을 알 수 있다.
"....엄마야 누나야 강변살자...뜰에는 반짝이는 금 모래빛..."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네...꽃만 말고 이 마음도 함께 따 가주..""
"...불러도 주인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죽을 이름이여...선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이 모두가 아련하게 그려지는 저 앞날의 무지개 빛 영상들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의 보석글들이다.

많은 사람들이 늘 곁에 두는 성경을 보면 한결같이 "메시아"에 대한 글들이다.
수천년간 에티오피아에서 이집트에서 광야에서 끝없이 기다리던 이스라엘 민족에게 이 "기다림"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소중한 화두며 item이 되어 자신들의 몸과 혼의 일부가 되었다.

병원에서 진료하다보면 필자도 참 많이 기다린다.
병이 현재는 고약하여 환자가 고통을 받고있지만 곧 좋아지리라는 믿음과 "기다림"을 습관처럼 간직한다.
이 기다림은 거의 대부분 예상대로 좋은 결과를 가져다 주기 때문에 더 기다림에 안주한다.

그 옛날 내가 매우 어렵고 힘들던 시절 나는 한결같이 기다림을 가슴 속 깊이 간직했다.
그 기다림은 2023년 오늘도 유효하다.
나에게 섭섭했던 친구들, 지인들,가족들...모두 나의 진심을 언젠가는 이해하고 받아드리리라 기다리고 믿어 본다.
내가 했던 수많은 엉뚱하고 미련한 행위들에 대해서 그들은 따뜻한 마음으로 고개 꺼득여 맞아 줄 그 날을 기다려본다.

영화 " Cast away"에서 톰 행크스는 우편배달부로 무인도에 갖혀 4년을 죽음과 사투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는 그 곳에서 "윌슨'을 벗하며 그가 사랑했던 켈리를 다시 만나리라는 "기다림"과 "희망'으로 생을 포기하지 않는다.

기다리는 것은 참으로 삶의 묘약이다.
지금 어렵게 사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이 기다림 만한 생의 동력이 없을 것이다.

언제가 내가 바라는 그 세상에서 내가 원했던 가족관계 속에서, 우정 속에서...
새롭게 보람있게 자긍심 가득하게 살아갈 것이라는 그 기다림,믿음..희망이 없다면..
오늘의 이 모든 고뇌와 힘든 나날이 참으로 헛것같이 사라질 것이다.

오늘도 접수대에 활짝 핀 프리지아를 보며 새로운 봄을 기다리고 새로운 내일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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