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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26 (18:25:07)
수정일
2026-08-26 (18:5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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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년 이라는 세월 이야기....
우리 민족은 "일제치하 36년"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
  1910년부터 1945년까지 36년간을 나라없이 일본제국의 치하에서 식민지배를 받은 것에 대해
  대부분 분노와 슬픔과 치욕같은 감정을 표출한다.
  36년이란 세월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강산이 3번, 4번 바뀔 긴 세월이다.

  우리병원이 1990년에 개원을 하였으니 올해로 개원36년이 된다.
  그리 길지 않은 것 같아도 일제시절을 비교해보면 참 긴 시간인 것 같다.

  개원 초기에는 온갖 수술이랑 어려운 환자보는 것을 마다않고 열심히 하였다.
  의약분업도 되지 않아서 병원에서 직접 약을 조제하였고 그래서 약을 직접 구입하는 일도
  매우 힘든 일이었고 모든 서식을 수기로 작성하였기 때문에 진단서,소견서 및 영수증,등
  모두 손으로 쓰는 수작업이어서 진료시간이 무척 길었다.
  보험청구도 모두 직접 손으로 청구서를 작성하여 심사원에 갖다 주었고
  보험청구프로그램이 초보단계여서 여차하면 PC를 들고 프로그램회사에 가져가 고쳤다.
  지금 생각해보면 거의 석기시대같은 진료환경이었다.
  요즘은 약은 모두 처방전발급으로 끝나고 진료비청구도 전산화되어 있어 직접 심평원을 가지 않아도 되고
    보험청구시 힘든 상황이 벌어지면 모두 원격으로 도움을 받아 해결한다.
    진단서 같은 온갖 서류도 간단히 작성되고 영수증도 1분이면 발급할 수 있으니 참으로 편해졌다.

    그러나 진료환경은 그때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진 게 없다.
    물론 큰 병원은 내시경이나 복강경 또는 로보트로 수술하기도 하여
    획기적인 발전을 하였으나 우리병원은 36년 전과 비슷하다.

    오히려 치료방식이 훨씬 세분화되고 간결해져서 환자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고 있다.
    아쉬운 것은 수술비가 옛날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해져 병원경영에는 어려움을 준다.

    36년의 세월을 뒤돌아보면 아쉽기도 하고 추억 속으로 빠져들기도 하지만,
    외과진료를 하는 필자에겐 하루하루가 긴장 그 자체이다.
    마치 전쟁터에 나가는 전사처럼 전투준비, 수술할 준비를 순간순간 하여야 한다.

    외과는 과거보다 늘 지금, 그리고 내일이 더 기다려지는 과목이다.
    늘 새롭고 또 어렵고 조심해야 하는 과목이다.
    한시도 방심은 금물이다.
    늘 루틴대로 확인하고 철저히 준비하고 임전태세를 완벽히 해야 하는것이 외과의사의 숙명이다.

    그래서 나는 365일 하루도 빠짐없이 병원문을 열어둔다.
    다치고 찢어진 사람, 곪은 사람들이 언제라도 찾을 수 있도록 말이다.
    사람들은 그런 나에게 입방아를 찧는다.
    취미도 없고 같이 놀 친구도 없고 일벌레라는 둥,,,,
    외과의사의 삶은 영원한 전사의 삶 그 자체다.
    임전무퇴,필승의 각오로 365일을 현장에서 아픈 환자들과 동병상련의 맘으로 함께한다.

    의사는 무릇 환자와 같이해야 의사다.
    환자가 찾는 의사, 환자가 불러주는 의사,환자에게 필요로 하는 의사...
    그런 의사로서의 나의 삶....그 삶이 36년, 대학병원 수련의,군의관까지 합치면 47년....
    이 긴 세월을 나는 그저 성실하고 최선을 다하는 의사로서 살아왔을 뿐이다.

    개원 36주년을 맞아 올해는 조촐한 파티라도 열어야 겠다.
    작은 케잌이라도 사서 촛불 켜서 혼자 병원 진료실에서 자축해야 겠다.
    "김 원장 그동안 수고했오"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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