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A(전화로): 거기 항문외과 맞아요? 한가지 물어 보겠는데, 제가 화장실에서
변을 보는데 피가 떨어지는데, 이건 왜 그런지? 혹시 치질인가요?
나쁜 병은 아닌가요? (목소리가 젊은 여성 같음)

의사: 외과라면 항문외과나 유방외과도 같이 겸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언제부터 피가 났나요? 피 색깔은 어떻지요? 붉어요? 변을 볼 때 아프지는 않았어요?

환자A: 빨간 피가 며칠 전부터 변 볼때 좀 비쳤는데 오늘 아침에는
뚝뚝 떨어져서 변기가 붉게 물들었어요. 항문이 좀 따갑습니다.

의사: 아,네. 대개 그런 경우는 항문이 찢어져서 피가 나오는 겁니다.
치열(anal fissure)이라고 하지요. 심하지 않으면 온수좌욕(hot sits bath)을 하면
좋아지고 변이 딱딱하거나(변비로) 화장실에서 오래 힘들게 변을 볼 때 잘 생깁니다.
걱정마시고 뜨거운(40도 정도) 물을 담근 대야나 좌욕기에 하루 3번, 10분 이상
엉덩이를 담그고 있으면 좋아집니다. 혹시 변을 볼려고 앉기만 해도 피가 쏟아지거나
좀 심한 상태이거나 1주이상 오래 낫지 않는 경우에는 우리 병원을 찾아주세요.

환자A: 저는 일년에 2~3번은 항문에서 피도 나고 뭔가 좀 튀어나와서
고생하는데 미리 막는 방법은 없나요?

의사: 아, 치핵(hemorrhoids)도 있군요. 치핵은 혈관덩어리가 혈전(핏덩어리)으로
막혀서 생기는 것인데 역시 변비나 오래 앉아있는 습관, 과도한 음주 등이 원인이고
화장실에서 30분이상 장시간 지속적으로 항문에 힘을 주는 버릇이 있는 사람에게서
잘 생깁니다. 운동도 하고 채식을 많이 하시고 물도 넉넉히 마시면 예방이 됩니다.


환자B(역시 전화로): 선생님, 대장내시경도 하시나요? 그리고 장청소는 어떻게 하죠?

의사: 아직 내시경 준비는 못하고 있고 장청소는 하지 않습니다. 혹시 대장암검진을 원하세요?

환자B: 제 나이가 50인데, 이 나이에 대장검사를 해야 될 것 같은데..아시는 데 있으면 소개 부탁합니다.

의사: 일단 당장 간단히 대장암검사를 할 수는 있어요. 대장암의 절반 이상이 항문에서
한뼘 이내에서 생기기 때문에 외래에서 내시경 없이 손으로(digital examination) 진찰하거나
직장경(rectoscope)으로 진단할 수 있지요. 준비 없이 그냥 대변을 본 뒤에 오시면
대장암의 1/2 이상은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환자B: 그럼 잠깐 묻겠는데요. 암은 왜 걸리죠? 증상은 있나요?

의사: 원인은 모르지만 지나친 육식섭취, 과음, 흡연등과 관련이 있다고 보지요.
초기에는 별 증상이 없어요. 그래서 미리 검사하는게 중요하죠. 진행되면 가스가 잘 차고
변비와 설사가 교대로 있다거나 배가 아프기도 하고 잠혈검사(occult blood)를
하면 변에 피가 섞여 나오기도 합니다. 초기에는 용종(polyp)으로 내시경제거술로 쉽게 치료됩니다.


환자C: 항문에서 뭐가 튀어 나왔어요. 어제부터 그랬는데 오늘은 좀 아픕니다.

의사(진찰 후): 네,치핵이군요. 수치핵(외치핵)입니다. 국소마취로 간단히 없앨 수 있어요.
수술후에 바로 일상생활도 가능하구요. 수술시간은 30분이면 됩니다.

환자C: 작년에는 항문 주위가 솓고 열이나고 엄청 아파서 고생했는데...

의사: 아, 곪았군요. 항문주위농양(또는 직장주위농양)이라고 하죠.
간단히 수술하면 증상은 급격히 좋아지지요. 단,후유증이 오는 경우가 많아요.
소위 치루(anal fistula)라고 하는데, 항문(직장) 속과 피부 사이에 고름같이 생긴 것이죠.
재발이 잦고 자꾸 재발하면 근치수술을 해야 하는데 2~3일 입원해서 하는 게 좋아요.


환자D: 선생님, 항문주위 팥알 같은 것이 자꾸 퍼져가는데 무엇인가요?

의사: 일종의 사마귀입니다. 콘딜로마(condyloma)인데 소작(전기 또는 레이져로 태우는 것)으로
제거 가능합니다. 단, 재발이 잦고 한번으로 깔끔히 제거 못하는 경우가 있다는 점을 명심하시고
상대 여자에겐 자칫 자궁경부암 같은 것으로 진행 될 수도 있으므로 반드시 산부인과진찰을 받도록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