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는 소우주라고 한다. 육지에 강과 도로, 철로가 있다면 인체에는 혈관이 있다.
혈관 역시 수송의 기능을 담당한다. 마치 강물처럼 피가 그 속을 지나면서 인체에
필요한 산소와 영양분, 필수 호르몬등을 날라다 준다.

심장에서 뿜어져 나온 피는 전신으로 퍼져나간다. 물론 산소는 폐로부터 공급받고
영양분은 간으로부터 전달받는다. 심장을 막 나온 피, 즉 동맥피는 대동맥을
통과하여 차츰 가는 소동맥으로 나눠지고 결국 모세혈관을 거쳐 정맥으로 들어간다.

동맥은 큰 경우 대개 세겹으로 되어있어 탄력성이 강하다. 특히 대동맥은 심장에서
나온 피를 호수처럼 보관도 하고 말초까지 내보낼 수 있도록 탄력있게 수축을 해주는
역할도 한다. 말초로 가면 동맥은 모세혈관으로 변하는데, 한겹으로 되어 산소와
액체등이 투과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그러나 모두 이런 구조를 가지는 것은 아니다. 간(肝)이나 비장(脾臟)이나 골수에서는
모세혈관보다 훨씬 넓고 꼬불꼬불한 모양으로 되어있어 여러가지 생화학기능을
활발하게 할 수 있다. 또 남자의 성기나 여자의 클리토리스의 경우는 부드러운 근육이
격자처럼 벽을 싸서 칸칸이  되어있는데, 여기에 피가 고이면 성기가 발기하게 된다.

코나 입술, 눈꺼풀, 손바닥에는 동맥에서 바로 정맥으로 연결되는 바이패스(by-pass)가
있어 필요에 따라 모세혈관을 통과하지 않고 바로 정맥으로 피를 보내기도 한다.
우리 인체가 추위에 노출되면 입술이 파랗게 변하는데 이것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열손실이 많은 모세혈관을 경유하지 않고 이 바이패스로 바로 정맥으로 피가 가기 때문이다.
또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한 경우에도 이같은 바이패스현상이 일어난다.
갑자기 혈압이 떨어지거나 하면 지체없이 바로 심장으로 피를 올려주는 역할을 한다.

인체에는 동맥이 가는 곳에는 반드시 모세혈관과 정맥이 이어지는데 그렇지 못한 곳도 있다.
바로 눈의 망막이 그렇다. 망막에는 동맥만이 분포한다("말단동맥"이라고 함).
그래서 이곳이 막히면 영양공급이 중지가 되고 시력은 상실된다. 당뇨병 합병증의 경우에
가끔, 피속에 고혈당이 변질되어 이곳 막다른 동맥을 막아 산소공급이 차단되어 빛을
감지하지 못하는 현상(시력장애)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렇게 동맥이 잘 막히는 곳이 인체에는
여러 곳 있는데 뇌도 그런 곳 중에 하나이므로 항상 동맥이 막히는 것(뇌경색증)을 조심해야 한다.

우리가 흔히 "동맥경화증'이라고 하는 것은 바로 이 동맥의 3겹의 막 중에서 이상이
생겨서 혈관 속을 좁혀주는 현상이다. 혈관이 좁아지면 자연히 심장에서 내뿜는
압력이 올라가서 이것이 고혈압이 되고, 차츰 고혈압이 지속되면 동맥의 내면(內面)이
다치게 되어 더욱더 동맥손상과 막힘현상이 악화된다. 그 주범은 불필요한 지방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등)과 흡연 등이다. 인체의 수송통로가 막히면 인체는
생존하기 어려워진다.

대신 정맥은 동맥과 달리 동맥경화 같은 막힘 현상보다는 역류현상으로 혈관이
부풀어 오르는 것이 문제이다. 즉 "정맥류"인데 이는 정맥피의 역류를 막아주는
"밸브"가 고장난 탓이고, 복압이 높거나 오래 서있거나 하는 사람들에서 잘 일어난다.

인간에게서 발생되는 많은 질병들이 이 "혈관"의 잘못에서 시작된다.
뇌졸중,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 치핵(치질), 정맥류, 당뇨병성시각장애,...
우리가 흔히 보는 질환들이 모두 혈관질환이다. 그래서 혈관을 건강하게 하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 요체이기도 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혈관 속을 깨끗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혈관손상의 주범, 동맥경화증은 고콜레스테롤혈증과 매우 깊은 연관성을
가진다. 혈중콜레스테롤은 가능하면 "200"이란 수치 이하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250"이상인 경우, 임상적으로 "스타틴" 계의 콜레스테롤치료제를 투여하도록
권장하는 것도 결국 혈중 지방의 농도를 저하시키고자 함이다. 그리고 가능하면
좋은 콜레스테롤(HDL-)이 많고 나쁜 콜레스테롤(LDL-)이 적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인간은 24시간 1초도 쉬지않고 혈관에 피가 돌아가도록 해야 안전하다. 만약 5분간만
혈액순환이 차단되면 뇌세포부터 손상을 입는다. 이어서 콩팥세포등이 죽기 시작한다.
우리가 호흡은 1~2분간 참을 수 있지만 혈액순환만은 1분도 중단하기 힘든 것은 바로
혈액이 생명에 필수적인 산소와 영양분(특히 포도당등..)을 공급해주기 때문이다.
혈관의 건강은 그래서 인체건강의 제 1요소라고 해도 지나침이 없는 것이다.

만약 오래 장수하고 싶다면 제일 먼저 "깨끗한 혈관"을 간직하는데 노력을 해야 한다.
한번 다친 혈관은 보수하기가 매우 어렵다. 최근에는 인공혈관으로 수명이 다한 혈관
대신 갈아주기도 한다. 특히 심근경색증이나 대동맥폐색의 경우 막힌 혈관을 잘라내고
인공혈관을 연결하거나 아니면 용수철 같은 풍선을 혈관 속에 넣어 혈관을 넓혀주기도 한다.
이런 처치는 생명을 구하는데 일등공신이기는 하지만 완벽한 시술은 못되고 언젠가는 다시
막힐 수 있다. 그래서 가능하면 이런 시술이 필요 없도록 사전에 혈관벽손상을 막는 노력을
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생명구조용수술을 하였다 하더라도 재발방지를
위해 철저히 식이요법과 운동, 체중조절, 좋은 콜레스테롤 섭취, 및 금연을 하여야 한다.

건강하려면 제일 먼저 "건강한 혈관'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