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베스터 스텔론 주연의 클리프 행어(Cliff hanger)를 보면 록키산악지대 구조원인 주인공의 친구애인
새라가 암벽등반 중에 로프가 끊어져 떨어지는 장면이 나온다. "새라-"를 외치는 스텔론의 자괴감에
가득찬 모습이 영화 전반부에 나온다.
암벽등반에는 로프(자일)가 생명줄이다. 그래서 전문산악인은 이 로프관리에 매우 신경을 쓴다.
힘든 등반일 경우 오직 이 끈에 내 모든 것을 맡긴다.

태아가 10개월을 엄마 자궁 속에서 생명을 유지하는 것은 자궁과 연결 된 탯줄(Umblical cord)에
의해서다. 실제 탯줄을 보면 매우 굵다. 정맥,동맥이 모두 이 줄 속에 들어가 태아는 모든 영양분을
오로지 이 줄에 의존하여 구한다. 만약 이 줄이 꼬이거나 하면 태아에게는 치명적이다.

극심한 우울증을 앓는 정신과환자가 힘든 삶을 이어 가는 것은 주치의와의 연결고리에 의해서다.
즉 담당정신과의사와 상의하고 처방받고 어려운 하루하루를 버텨나간다. 만약 이 의사가 약간의
무관심하거나 부주의한 상황을 연출하면 환자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가 있다.
삶과 죽음의 문턱에서 해매는 정신과환자,특히 중증의 우울증 환자에겐 담당의가 어찌보면 생명줄과도 같다.

2010년은 많은 연예인들이 불행한 죽음을 겪었다.
그들은 팬들의 관심과 사랑을 통해 스스로의 가치를 부여하며 살아간다.
팬들이야말로 스타들의 생명선이다. 그래서 배우들에게 팬들의 무관심과 배반,비난은 삶 자체를
뒤흔들 수 도 있다.

사람들은 어려운 환경에 빠지면 한결같이 자신의 삶을 이끌어갈 "줄","끈"을 찾는다.
행복하거나 즐거우면 자신의 삶에 소중한 끈이 무엇인지 잊기 쉽다.
외롭고 고통스러울 때 힘겨운 삶을 버티게 해주는 것이 이 "사랑의 끈"이다.

병원을 찾는 많은 환자들에게서 흔히 이같은 사실을 발견한다.
그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해주는 "진정한 삶의 끈"을 모르거나 놓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친구들이 적거나 취미활동이 별반 없어 단조롭게 살아가는 사람일 수록 더욱 그렇다.
만약 그런 사람들에게 자신의 삶을 이어가게 해주는 "끈"이 바로 가족일 경우이면.
가족간의 관계가 매우 중요해진다. 자신의 삶 전체가 가족과의 관계 여하에 좌우된다.
가족 속에서 충분한 사랑과 행복을 만끽한다면 이 가족은 "사랑의 끈"으로서 태아의 탯줄 못지 않지만,
가족이 상처를 주고 전혀 행복감과 안도감을 주지 못한다면 이런 가족간의 끈은 최악으로 언제든지
끊어지고 썩어버릴 위험천만의 끈일 수 밖에 없다.

프랑스 프로방스 지역의 역사 깊은 아를,님으로 가면 "마지막 수업"으로 유명한 "알퐁스 도테"의
고향이 있다. 지중해의 온화한 기후로 포도주가 유명하기도 한 이곳에는 "고흐"가 역작을 남긴 곳으로도
유명하지만,도테의 작품 중에 "별"이라는 잊을 수 없는 명작이 탄생한 곳이기도 하다.
양치는 목동과 주인아씨 간의 아름답고 순수한 사랑을 하룻밤 별들을 소재로 묘사하여 잔잔한 감동을
일으켜주는 작품인데,여기서 별은 숱한 연인들을 아름답게 엮어주는 끈과 같다.
또 마지막수업에서 독일에 정복되기 직전 그 동안 까마득히 잊고 있었던 자신들의 언어,
프랑스어 수업을 마지막으로 참가하는 동네사람들을 애국심으로 하나로 묶는 끈이 자신들의
프랑스어라는 사실을 그 마지막 순간에 깨닫는다는 내용이다.
고흐 역시 짧은 10년간의 작품활동을 통해 자신의 삶이 이 화폭에 있음을 알 수 있다.
해바라기 같은 명작이 태어난 것은 이런 "사랑의 끈"이 프로방스의 대자연으로부터 연결된 탓이었다.
결국 그 지역을 떠난 고흐는 얼마 지나지 않아 자살하고 말았다. 삶의 끈이 끊어진 것이다.

행복하게 건강하게 살려면 무엇보다 "건강하고 보람찬 끈"을 엮어야 한다.
암벽등반시에 로프를 소중하게 준비 하듯이 어려운 삶의 등반에도 튼튼하고 질긴 "끈"을 갖추어야 한다.
내 삶을 보다 풍족하고 보람있게 영유하려면 "사랑의 끈"을 튼실하게 엮는 수고를 게을리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