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신경숙씨의 "엄마를 부탁해"가 국내에서 오래동안 베스트셀러로 인기리에 서점에서 팔려나갈 때,
책제목이 하필이면 "엄마를 부탁해"일까 궁금하여 사다가 읽어 본 적이 있다.
치매에 걸린 엄마를 서울역에서 잃은 딸의 엄마에 대한 사무친 애환을 잘 표현한 작품으로 보여진다.

아기가 태어나서 옹알이를 하면서 제일 먼저 하는 말이 "맘마(엄마)"라고 한다.
"M자"는 "아빠"의 P,F발음에 비해 입술을 다문 상태에서 가볍게 터져 나오는 음이므로
아기가 쉽게 부를 수 있는 음이란다.
엄마는 아빠에 비해 더 1차적이고 더 가까이 있으며 훨씬 쉬운 존재란다.

1810년에 폴란드에서 태어난 천재음악가 "쇼팽(~1849)"에게 엄마는
음악을 가르쳐 주고 음악을 자신의 평생의 반려자로 가까이 하도록 만든 선생과도 같은 존재다.
그는 훗날 "조르쥬 상드"와 뜨거운 연애를 했는데 이때 수많은 명곡을 썼다고 한다. 
6살 연상의 상드는 그에게는 어머니와 같은 여자였다.
상드와 헤어지고 그는 1년도 못 버티고 결핵으로 쓸쓸히 죽어갔다.
이때의 그의 명작 "Preludes op.28(빗방울 전주곡)"을 들어보면 조용하면서도 은은한 고향을
찾아가는 느낌이 드는데 그의 고향은 바로 한없이 평온했던 엄마의 세계였을 것이다.

엄마는 시작을 의미한다.
모든 것이 엄마의 뱃속에서 생겨난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곳, 그곳에는 한없는 풍요가 스려있다.
내가 누구인가? 내 모습은 과연 어떠한가? ....그 해답은 엄마로부터 가능하다.
엄마에서 내가 출발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엄마는 생명의 원천이고 내 엄마의 엄마로부터 그 생명은 내려왔으며, 또 그 엄마의 엄마...
그 어느날 한 사람의 엄마로부터 우리 인류는 만들어 진 것이다.
엄마는 역사의 연속성을 지켜주는 사람이며 다윈의 진화론의 실체이기도 하다.
모든 현대인류의 우수함은 엄마의 유전자에 의해 전달되는 것이다.
그래서 아빠는 "Y염색체" 이 하나를 가지고 종족보존의 역할로서 모든 할 바를 다하는 셈이다.
엄마의 염색체 속에 인류의 모든 소프트웨어적인 정보가 다 들어 있는 것이다.

삶에 지치거나 어려울 때 고향의 엄마를 찾는다.
이때 엄마는 재충전,새로운 출발의 의미를 준다.
엄마는 영원한 시작이고 엄마는 변하지 않는 삶의 줄기세포와 같다.
힘들고 외로울 때 무서울 때 "엄마"를 불러 본다. 눈물이 타 내리며 스스로가 감동하고 전율함을 느낀다.
엄마는 그래서 늘 가능하게 하고 희망이며 커다란 용기와 같다.

TV를 보면 엄마를 찾는 프로그램이 자주 나온다.
외국에 입양되었거나 어릴 때 엄마를 잃은 경우, 이들은 엄마의 얼굴과 목소리, 엄마의 모습을 보고자 한다.
이때 엄마는 자신의 거울이고 바로 자신의 삶의 첫 걸음이기 때문이다.
화장끼 없는 적나라한 자신의 모습,가식을 멀리 한 벌거벗은 모습은 엄마의 모습에서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엄마로부터는 설명할 수 없는 내자신 전체를 고스란히 물려 받는다.
아빠로부터는 내가 남과 같이 살아가는 방법을 배운다.
남을 통해 나를 알기란 쉽다.
그러나 나자신을 통해 나를 아는 것은 엄마 없이는 곤란하다.
나의 원초적인 모습은 엄마로부터 가능하기 때문이다.

엄마는 사랑의 화신이다.
엄마는 무한한 사랑으로 자식을 기른다.
대가없는 무조건적이고 절대적인 완전한 사랑이다.
엄마가 없는 사람은 사랑을 알기 어렵다. 그래서 삭막하다.
사람이 사랑의 요소를 빼버리면 허수아비가 된다. 가끔 무자비하게 되기도 한다.
어릴 때 엄마의 사랑을 받지 못하면 반사회적인 인격자가 되기 쉬운 것은 엄마의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 것을 일깨워주는 부분이다.

엄마는 뱃속의 아기에게 탯줄을 통해 영양분을 제공한다.
이 탯줄 속에는 수많은 줄기세포,면역세포..등이 들어있다.
세상을 살아가는 강력한 무기가 바로 이 탯줄 속에 들어 있는 것이다.
그리고 갓 태어난 아기에게 엄마는 모유를 제공한다.
이 엄마젖 속에도 풍부한 영양분들이 들어있다.
피부를 강하게 하고 심장을 튼튼하게 하고 뼈도 잘 자라고 머리도 영리하게 해주는
만병통치약과 같은 재료들이 엄마젖 속에 들어 있는 것이다.
엄마는 스스로를 분쇄하여 아기에게 훌륭한 영양분을 만들어 준다. 
그 어떤 항생제도 항암제도 엄마젖을 따라갈 수 없다.

엄마를 통해 우리는 희생과 봉사,장엄한 대자연의 뜻을 배운다.
인류보존의 원대한 플랜이 가냘픈 엄마에 의해 달성되는 것이다.
자식을 위해서라면 목숨도 아끼지 않는 것이 엄마다.
가끔 대지진이나 추락사고,침몰사고 현장에 어린 자식을 품에 안고 스스로의 몸을 방어벽으로 하여
자식을 마지막 죽을 때까지 보호하려는 엄마의 위대한 모성본능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데, 사실 놀라운 일이 아니다.
세상의 모든 엄마는 기적과도 같이 자식을 살리려고 한다.
내가 어렵고 이 세상에서 마지막 한 사람으로 버려졌다고 해도 엄마만은 나의 유일한 도움이고 피난처가 되어준다.
엄마는 항상 나에게 절대적 수호천사이기 때문이다.

지금 "엄마.." "mother", 라고 조용히 불러 보라.
이세상에 이처럼 누구나다 배우지 않고 저절로 입에서 나오는 언어가 어디 있으랴?
엄마는 가장 원시적이고 태초에 처음 발성 된 소리인 것이다.
부드럽고 펀안하고 아늑하고 행복해지는 음성,"엄-마-...."

엄마는 엄마의 엄마, 또 그 엄마의 엄마...가 그랬듯이
항상 웃으며 영원히 그 곳에 자리를 지키는 엄마인 것이다.

............"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