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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2-06-06 (12:12:27)
수정일
2022-06-08 (15: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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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길은 꽃길.....
아침에 집을 나서면 오늘은 어느 길로 병원을 갈까...생각해본다.
7가지의 길 중...내가 오늘 선택한 길은 역시 꽃길이다.
어느 길에 꽃이 제일 많이 피어있을까...하고 궁리해본 뒤 결정한다.

나의 출근 길은 꼬불꼬불한 꽃길과도 같다.

주변에는 나무들이 우거져 나무에서 내뿜는 피톤치드(phytoncide:파이톤사이드)의 향으로 가득하고
녹색의 향연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서초구는 특히 산들과 어우러져 있어 나무들이 울창하다.
식목을 한 지 수 십 년이 되어 나무 높이는 십 수 미터에 달하고 그 잎들의 양 또한 대단하다.
마치 동네가 숲 들 속에 둘러 싸여있는 모양새다.

시간이 되면 우면산 주위 낮은 구릉을 오르면 나무들이 내뿜는 테르펜(terpene)이 코를 멍하게 한다.
이 나무들의 냄새는 해충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화합물이지만 우리 인간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자연면역보강제인 셈이다.
숲속의 공기를 듬뿍 마시면 폐가 맑아지는 느낌이 드는데 실제로 좋아지게 해준다.

최근에 TV에 자주 나오는 "나는 자연인이다"의 프로를 보면 한결같이 산으로 들어간 사람들이 더 건강해지는데,
이게 바로 산 속에 널리 퍼져있는 산 속의 자연 항생제 테르펜, 즉 피톤치드의 효능이다.

숲과 나무를 곁에 두면 건강해지지 않을 수 없다.

나의 출근 길은 숲과 나무,꽃들과 함께하는 길이다.
가끔 양재고 뒷 동산으로 가기도 하고, 양재 시민의 숲으로 가기도 하고,양재천 길,양재천 옆 카페길,...
나만 아는 꽃길이 참 많다.
수목이 우거진 가로수길은 양재역에서 도곡동으로 향하는 길이 있고 외교센타 우측 길따라 경부고속도로 옆길을 내려가면
먼 산등선을 보며 울창한 가로수들과 함께 걷고,
음악이 듣고 싶으면 서초구청 옆 길을 지나가면 모짜르트를 들을 수 있다.
언젠부터인가 서초구부터 꽃들로 인도를 꾸미기 시작하여 지금은 늘 가까이서 즐길 수 있다.
포이4거리에서 서쪽으로 양재천을 따라 걷는 숲길도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

봄이면 봄 꽃들이 피고,여름이면 여름 꽃, 가을이면 가을 꽃....항상 나의 출근길에는 꽃들이 즐비해 있다.
나는 예쁜 꽃들이 보이면 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찍어둔다.
누군가 내가 사랑하는 이들에게 보내기도 하고 사진 찍는 그 자체도 즐겁기도 하다.
은광여고 가는 길에 잠깐 언덕을 오르면 그 짧은 거리에도 피톤치드는 맹렬하게 풍겨나고,
포이동(개포동)가는 4거리에 있는 언덕에도 잠깐이지만 숲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언남고교와 매헌초등학교 옆의 공원에도 늘 흐뭇한 공기가 대기를 적셔주고 있어 신선하다.
긴 시민의 숲을 쭉 걷다 보면 우렁찬 숲 사이로 비치는 태양의 빛줄기 역시 삶의 보람과 희열을 느끼게 해준다.
서초구의 숲의 요람은 양재시민의 숲이고 그 끝 자락에 모셔져 있는 매헌 윤봉길의사의 기념관은 늘 애국하는 마음을 잊지않게 해준다.

좀 멀리 벗어나면 조선시대를 풍미했던 왕들의 묘들도 보인다.
세종대왕의 효심이 가득 서려있는 태종 이방원과 그를 참으로 사랑했던 원경왕후의 묘인 헌릉이 있고,
강남구로 가면 선릉역에 선릉이 있다.
이 선릉은 성종의 묘와 연산군의 모후인 계비 정현왕후의 묘가 나란히 모셔져 있는데,
봄여름가을 사시사철 선릉역에서 내려 이 묘역을 둘러보고 산책하면 서울이 왜 좋은 곳인지 실감하게된다.
서초에는 서울고등학교 끝자락에 태종 이방원의 셋째 아들 효령대군의 묘가 있다.
도심 속의 대군묘라 좀 생소하지만 효심이 지극하여 왕권도전을 멀리하고 불법에 귀의했던 대군의 얼이
지금껏 남아 그 옆길을 효령로라 부르는 게 낯설지 않다.

강남구와 서초구는 참으로 신록의 잔치 속에 그 위엄을 잘 가꾸는 구인 것 같다.

아침 길에 오늘도 나는 숲과 꽃 속을 지나 1시간 여의 잽싼 보행으로 삶의 의미를 새삼 되새겨본다.
항상 50대의 건강을 유지해야 하는 외과의사인 나로서는
이런 고마운 식물의 향연이 출근 길에 내 옆에 있다는 것이
참으로 고맙고 유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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