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녜, 합니다. 혈액검사와 초음파로 하지요.

환자: 제가 심장이 벌렁거리고 눈이 좀 튀어나온 것 같아
주위에서 갑상선검사 받아보라고 해서....제가 갑상선 맞나요?

의사: 정확히는 갑상선기능항진증, 또는 그레이브씨 병이라고 하는데
이병에 걸리면 더위에 약하고 심장도 뛰고 먹어도 살은 빠지는 증상이
나타나고, 피검사로 금방 알 수 있지요.

환자: 갑상선은 어디 있나요? (손으로 목을 만지며) 이 근처 라던데....

의사: (환자 뒤로 가서) 침을 삼켜보세요. (목을 두 손으로 지긋이 만지고
갑상선이 움직이는 것을 촉감으로 느낌) 글쎄요. 잘 모르겠습니다.
요즈음 많이 불안하세요? 잠은 잘 주무세요? 몸이 덥지 않아요?

**갑상선은 아담의 사과(남자에게 쓰는 용어)라는 목젖 위에 나비처럼
붙어있는 샘으로 우리 몸의 에너지대사를 담당하는 호르몬(갑상선호르몬)을
분비하는 곳이다. 약 20gm크기의 샘으로 태생 3주부터 혀끝 부분에서
자라나기 시작하는데, 기능이 증가하면 항진증, 감소하면 저하증에 빠진다.

환자: 마음이 불안하고 안정이 되지를 않아요. 주위에서는 눈알이
좀 튀어 나왔다고 해서....눈이 정말 튀어 나왔어요?

의사: 항진증에 걸리면 이유는 잘 알 수 없으나 안구돌출이 되는 경우가 있어요.
한번 나오며 잘 들어가지 않아요. 사실 이 그레이브씨 (1835년 Graves라는
의사가 항진증에 대해 기술)병은 정신과적인 질병으로 오해사기도 하는 병이죠.
환자가 막 설치고 밤낮으로 왔다갔다 안절부절 못하는 것이 이 병이죠.
그래서 정신병으로 오해받기 쉬워요.이 병을 치료하면 사람이 확 바뀌지요.
갑자기 조용해지니까요. 정신없이 설치다가 예전의 차분한 모습으로 되돌아 가지요.
반대로 저하증에 빠지면,흡사 우울증환자 같아요.무기력하고 잠도 푹 자지 못하고
몸은 푸석푸석하고 추위를 타고 행동은 굼뜨게 됩니다.

환자: 항진증이라면 치료는 어떻게 하나요? 금방 좋아 질 수 있을까요?
눈은 쑥 들어갈 수 있나요?

의사: 치료는 약물요법으로 하는데 잘 치료됩니다. 한달만 치료해도 많이
좋아지지요 (치료는 적어도 6개월 이상 해야 함)

환자: 갑상선암은 어떻게 알 수 있는지요? 제 언니가 얼마전에 수술을 했어요.

의사: 대개 초음파로 진단하지요.암 중에 갑상선암처럼 진행속도가 느린 암이
없어요. 암이라고 해도 대개는 완치되지요. 그만큼 덜 무섭다는 뜻이지요.
요즈음은 초음파성능이 우수하여 조기에 발견할 수 있지요.

환자: 갑상선에 좋은 음식은 무언가요? 다시마가 좋다던데 맞아요?

의사: 녜, 다시마와 같은 해조류 속에 요오드(I)가 풍부하여 이 요오드가 갑상선호르몬을
만들어 줍니다. 아주 먼 옛날에는 대륙 깊숙히 사는 사람들 중에는 이 요오드 부족으로 인한
갑상선비대증이 많았어요. 지금은 보기 힘들지만....혹부리아저씨의 그 혹부리는 사실
"갑상선종(Goiter)"을 말한다고 해요.

환자: 그러면 갑상선은 그다지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군요.
그런데 요즈음 방송을 보면 갑상선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혹시 그 이유를 아시는지?

의사: 예전에는 우리나라에서 위암이나 자궁암이 제일 많았어요. 그런데 최근에는
갑상선암이 제일 많이 발견된다고 해서 아마 언론에서 지적을 하는 거라고 봐요.
진단기술의 발달로 예전에 발견하지 못했던 암을 손쉽게 찾아내는 탓이 클 거예요.

환자: 오늘 말씀 잘 들었어요.

의사: 갑상선수술은 우리 외과수술 중 가장 정교하고 거의 예술에 가까운 수술이지요.
갑상선에 분포하는 혈관들은 (갑상선은 혈관 덩어리라고 할 만큼 혈관분포가 왕성함)
모두 직접 경부동맥등에서 분지하므로 수술 중에 유달리 혈관결찰술이 많은 것이
이 수술의 특징이고, 갑상선조직이 연하여(간처럼) 조금만 무리하면 파괴되기
쉽기 때문에 살살 다루어야 하지요. 마치 실내에서 동양난을 키우듯이 섬세하고 정확히
해야하는 수술입니다. 그리고 수술하는 손 끝의 촉감이 수술완성에 따라 성취감과
완성감이 유달리 분명하기도 하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 수술을 잘 했고 결과도
좋았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지요. 수술의 꽃이지요. 허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