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요는 세상살이에 지친 어른들을 어릴 적 추억과
향수 가득한 동심의 세계로 안내한다.
어린 시절은 삶의 때가 끼이지 않은 원시림의 세상이고,
살다가 숱한 마음의 상처로 고통받을 때 동요는
어머니 품 속 같이 편안하고 아늑하게 해준다.

지금 56년도 어효선작사/한용희 작곡의 "파란마음 하얀마음"을 불러보자.
"우리들 마음에 빛이 있다면/여름엔 여름엔 파랄 거여요/산도 들도
나무도 파란 잎으로/파랗게 파랗게 덮인 속에서/파아란 하늘 보고
자라니까요" 우리는 어느 새 어릴 적 뛰놀던 산과 들로 와 있고 파란 들,
푸른 하늘을 보며 속이 후련해 짐을 느낄 것이다.

누구에게나 고향이 있고 고향은 늘 우리들을 힘들고 어려울 때
안식처로 자리하게 해준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울긋불긋 꽃대궐 차린 동네/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아동문학가 이원수가 중학교 시절 시골 고향(창원)을 묘사한 곡으로
홍난파가 작곡하였다. 워낙 이 곡이 유명해 68년 마산 산호공원에
고향의 봄 노래비가 세워지고 창원에는 기념도서관도 세웠단다.

우리 동요는 일제강점기 때 우리민족의 애환과 슬픔을 노래로
표출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홍난파의 "봉선화(1920년 곡)"가
그 대표적 작품이다."울밑에 선 봉선화야/네 모습이 처량하다..."

우리나라 동요가 우리 어린이들에게 널리 불리게 된 데에는
방송국의 역할이 크다. KBS방송국의 "종달새동요회"가 이 일에
앞장을 섰고,1983년부터 매년 어린이날에 열린 MBC 창작동요제
역시 동요발전에 큰 역할을 했다.
  "새싹들이다" 가 이때 발표된 동요인데, 동요방송의 타이틀 곡이
되었다." 마음을 열어 하늘을 보라.높고 높고 푸른하늘 /가슴을 펴고
소리쳐 보자 우리들은 새싹들이다..." 특히 2 회때 대상곡인 "노을"은
명곡이다. "바람이 머물다 간 들판에/모락모락 피어나는 저녁연기/
색동옻 갈아입은 가을 언덕에/빨갛게 노을이 타고 있어요/허수아비
팔벌려 웃음짓고/초가지붕 둥근 박 꿈 꿀때..."

이렇게 동요에는 우리의 마음을 정갈하게 해주는 자연의 아름다운
요소들이 적나라하게 시각적으로 뇌리에 묻혀 들어오게 하고
원색의 천진스러움이 마음을 편안하게 달래준다.

"퐁당퐁당"을 들어보자.그 장면이 선명하게 그려질 것이다.
"폴당퐁당 돌을 던지자/누나 몰래 돌을 던지자/냇물아 퍼져라 멀리멀리
퍼져라/건너편에 앉아서 나물을 씻는/우리 누나 손등을 간질어 주어라"
(윤석중작사/홍난파작곡) 마치 어린 동생이 누나와 장난을 하는 것
같은 정겨움이 살포시 느껴지지 않는가.
홍난파(1898-1941)는 많은 동요를 지었다.

윤석중(1911-2003) 역시 아동문학가로 많은 작사활동을 하였다.
"어린이 날 노래"가 대표적인데,"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달려라
냇물아 푸른 벌판을/오월은 푸르구나/우리들은 자란다"는 지금도
어린이프로에서 자주 듣는 곡이다.

동요는 은유법을 많이 쓰고 모양이나 색깔을 우리 몸과 자연을
잘 비유하여 만든다. "꽃밭"을 보자."꽃밭에서 넘어 졌을 때/정강이에
새 빨간 피/피가 아니고 꽃잎이었.." 정강이의 피와 빨간 꽃잎의
비유에서 삶의 풍부함을 배운다.

"섬집아기" (한인현작사,이흥렬작곡)는 만인의 애창곡이기도 하다.
"엄마가 섬 그늘에 굴 따러 가면/아기가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바다가 들려주는 자장노래에/팔베고 스르르르 잠이 듭니다"
바닷가의 풍취, 한가로움, 아기의 엄마에 대한 애정과 엄마의 모정..등이
이 곡 하나에 다 스며져있다. 바닷가의 파도가 은은히 귓등을 때리는 것같다.

이흥렬(1909-1980)은 그 유명한 "어머니 마음"의 작곡도 했다.
"나실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기를 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시며/손발이 다 닳도록 고생하시네/하늘아래 그 무엇이
넓다 하리오/어머니의 희생은 가이 없어라"

자연의 모든 대상이 동요에 들어있다.해와 달은 물론, 바다, 하늘, 바람,
산, 강, 풀, 벌레..동요는 그래서 자연친화적이고 자연스런, 비인위적인 음악이다.

"반달"(윤극영작사,작곡)이 그렇다.
"푸른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엔/계수나무 한나무 토끼 한마리/돛대도
아니달고 삿대도 없이/가기도 잘도 간다 서쪽 나라로". 반달은 영원한
전설처럼 우리에게 한편의 동화로 남아있다.

윤석중/홍난파의 "낮에 나온 반달"도 만만치 않다
낮에 나온 반달은 하얀 반달은/해님이 쓰다 버린 쪽박인가요/꼬부랑할머니가
물길러 갈 때/치마끝에 딸랑딸랑 채워 줬으면"

동요중에는 경쾌하고 발랄한 것도 많다. 50년대의 곡(이계석작곡/박경종작사)인
"초록빛 바다"가 그렇다. "초록빛 바닷물에 두 손을 담그면/ (=)/파란 하늘 빛
물이 들지요/어여쁜 초록빛 손이 되지요/초록빛 여울물에 두발을 담그면/
물결이 살랑 어루 만져요/(=)"

동요(동시)에는 삶의 비극적인 요소, 절망감과 삶을 마감하는 그런 면도
볼 수 있다. 이원수(1911-1981)의 "겨울물오리"가 그렇다. 암말기 때
지은 곡인데, 자연으로 회귀하는 인생의 허무함과 삶의 끈을 이제는
놓을 수 있겠다는 인생의 마지막 자신감을 읽을 수 있다. "나도 이제 찬 바람
무섭지 않다.오리들아 이 강에서 같이 살자"(단 이글은 동시이다)

"기찻길 옆 오막살이", "고추먹고 맴맴", "날아라 새들아", "빛나는 졸업장",
"과꽃","엄마야 누나야","하늘나라 동화","따오기","오빠생각"...등등
제목만 읽어도 노래가 술술 나오는 동요들은 부지기수다.

동요는 한번 배우면 영원히 동요로 남는다.내 육신의 일부고 바로 나의 일부다.
마음이 울적하고 삶이 힘들 때 한번 동요를 불러보자. 금방 마음이 후련해질 것이다.
동요는 만병통치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