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처럼 간장약을 애용하는 민족이 드물 것이라고 할 만큼
우리나라에서는 간장약이 보편화 되어있다고 한다. 시중에 나와있는
간장약의 종류와 가짓수도  제법 십수가지는 될 것이다.
연간 의료비중 약값으로 나가는 비용이 2007년을 기준하면 9조원 가량
된다고 하는데 간장약은 오히려 비보험으로 나가는 부분이 많아 적잖이
2~3,000억원은 족히 되리라 생각한다.

과연 간장약은 간에 좋은가? 
좋다면 간의 어떤 기능에, 어느정도, 무슨 작용으로 효험이 있을까? 

흔히 "이 약은 간에 좋으니 약주라도 하고 나면 드시게, 또는 피곤하고
지치면 이 약을 한번 들어보게" 하면서 친구나 친척들이 보약처럼
간장약을 권해주던 경험은 누구나 한번 씩은 있을 정도로 한국은
"약 권하는 사회"라고 봐도 틀림이 없을 것이다.

시중에 나와있는 간장약은 대표적인 것을 들어 보면 UDC산(우루사,등),
Bdd(닛셀,등), Carduus marianus(실리마린, 레가론,등), Glutathione(타치온,등),
Urazamide(리카바,등), timonacic(헤파리겐,등)과 같은 간장의 기능을
보호하고 급만성간염의 치료보조 내지는 알코올중독 치료제용으로 쓰이는
약들과 제픽스(Lamivudine), 헵세라(Adefovir), 바라크루드(Entecavir)와
같은 만성(B형)간염의 전문치료제등으로 나눌 수 있다.
그리고 비타민들을 함께 섞은 복합제제들도 있다.

우선 UDC 산 같은 약은 담즙(쓸개물)을 잘 분비하여 지방분해를 돕는
작용이 주된 약효이다. 그리고 Bdd는 한때 만성간염이나 간경화에
잘 듣는다고 주목을 받았던 약인데 대개 간수치 (s-GOT, s-GPT)를
낮추어주는데 효과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실리마린계의 약물은
식물에서 추출한 생약성분인데 간독성, 만성간염, 간경변에 무난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위의 약제들은 대체로 특별한 부작용이
없는 약들이다. 알코올중독등으로 인한 간독성치료에는 metadoxine
(알코텔,등)과 같은 전문약들도 나와있다.

사실 간기능은 약물로서 어느정도 회복이 되는지 또는  원상복귀는
가능한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간의 기능은 워낙 복잡하고
다양하고 정교하여 이들 약의 효능만으로 수많은 간의 기능을 회복시킨다는
것은 어렵다고 봐도 될 것이다. 그래서 시중에 나도는 간장제는 약간의
간보조제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본다.

그러나 만성간염(B형 또는 C형)의 치료는 또 다른 문제가 있어서,
치료제의 역할이 중요시 된다. 우리나라에서 현재 B형간염 보유자 내지는
만성간염환자수는 어림잡아 200~400만명은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간암이나 간경변으로 사망하는 사람들이 매년 질병사망원인의 중요한 %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성간염의 치료제인 제픽스나 인터페론, 헵세라등은 모두 전문의의 처방에
의해 철저히 관리되어야 하는 약이므로 여기서 더 이상 언급하지는 않겠다.

간전문의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들 중에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너무 간장약에
의존하려는 경향이 있고 소위 "보약(補藥)"이라고 해서 몸이 피곤하고 힘들면
약으로서 해결해 보려는 성향이 다른 나라에 비해서 유독 강하다는 것이다.
간에 가장 좋은 것은 적당한 휴식과 올바른 섭생, 그리고 몸에 해로운 술과 같은
것을 가까이 하지 않고 과로를 피하는 것이지,간장약 몇 알로 간을 보호하려는
것은 너무 안일하고 경솔한 사고방식이라 아니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비타민을 상용하는 것 역시 복용하는 상당부분이 과잉투여라고 보면 될 것이다.
편식없이 음식을 골고루 먹고 육식과 채식을 적당량 섞어 먹다보면 굳이 비타민이나
보약이 필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굳이 비타민제를 먹겠다면 말릴 생각은 없으나
자칫 비타민제의 부작용에 대하여 사전정보를 갖고 먹는 요령은 필요하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