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에 있으면 어지럼증으로 오시는 분이 의외로 많다.
속이 거북하고 메스껍거나, 머리가 지끈거리고 속이 울렁거린다거나,
답답하고 토할 것 같다거나....사실, 이런 증상은 어지럼증과는 다르다.
흡사 멀미하는 느낌이 나고 주위가 빙빙 돈다거나 중심을 못 잡아 휘청거릴 때
어지럽다(dizziness)로 보면 맞다. 흔히 빈혈증상을 어지럼증과 혼돈하여 쓰는
경우가 많은데 머리 속이 텅빈 것 같거나 앞이 캄캄하여 쓰러질 것 같거나 앉았다
일어설 때 눈 앞에 별들이 떠다닐 때 빈혈증상으로 보면 된다.
가끔 나이드신 분이 어지럽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있는데 중풍(뇌졸중)도
유사한 증상을 보이지만 대개 손발이 마비증상이 온다거나 토할 것 같거나
두통이 더 심하게 오는 경우가 많다.

어지럼증의 원인은 많지만 대개 "내이(속귀)"의 전정기관(평형기관)에
문제가 생길 때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인간이 좌우균형을 잡는 것은
내이의 "이석"(귀돌)이라는 크기 1~1.5mm의 코팅한 석고같은 돌맹이의
움직임에 기인하는데, 림프액으로 찬 내이 속에서 좌우상하로 움직여
귓속 털세포(hair cell)을 자극하여 그 정보가 뇌속 소뇌로 전달되므로서
가능하다. 인체에서 가장 복잡한 구조를 가졌다는 내이는 그야말로
"미로(迷路)" 와 같고 가장 견고한 뼈가 보호하고 있다.

어지럼증은 이런 평형기관내에 문제가 생기므로서 발생한다.
진단은 이 기관의 기능을 테스트하므로써(온도나, 회전등) 가능한데,
대개 일시적으로 오는 경우가 많아 안정을 취하고 멀미약이나 안정제를
복용하면 회복하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단, 중풍이나 다른 빈혈증세와 혼동을 해서는 곤란하고 미리 스스로
진단하여 의사에게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없도록 잘못 설명해서는 안된다.

보통 우리가 어리럼증을 귀의 문제라고 환자에게 말하면
쉽게 납득을 못하고 의아스럽게 받아드리는 경우를 목격하게 되는데,
그것은 위의 지적과 같이 환자 스스로 어지럼증을 다른 질병으로
오인하여 미리 진단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드시 어지럼증이 쉽게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1861년 메니에르라는 의사가 발견했다는
메니에르씨병(Meniere's disease)는 내림프액의 과도한 증가로
발생하여 자칫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면 수개월이 넘도록
고생할 수 있으므로 의사의 적절한 치료에 응함이 좋다.
일반 어럼증과는 달리 소리도 잘 들리지 않고(청력감소), 귀에서
소리가 울리는 이명현상까지 동반되므로 쉽게 진단할 수 있다.
특히 봄여름 가족내에 집단적으로 발생하기까지 하므로 진단이
어려운 것은 아니나 초기에 잘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귀는 2가지 우리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소리를 듣고 몸의 균형을 잡아준다. 요즈음 젊은이들이 MP3와 같은
난청을 유발하기 쉬운 오디오시스템을 남용하는 것을 자주 보는데
자칫 고음역 뿐만아니라 저음역까지 난청이 와서 집에서 TV에
가까이 앉거나 친구가 불러도 처음에는 잘 못 듣고 상대방을 짜증나게
하는 수가 많은데 즉시 귀에 꽂은 이어폰을 빼는 게 상책이다.
감기를 방치하면 귓속의 내이전정기관을 바이러스가 침투하여
불필요한 어지럼증을 유발 할 수 있어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하거나 조기에 낫도록 해야 한다.

잘 듣고 잘 움직이는 것은 모두 내이의 엄지크기 보다 적은
미로같은 기관이 제대로 기능해주는 덕분이다.
항상 감사히 여기고 귓속보호에 만전을 기함이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