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에 가면 세계적인 광장(그랑 플라스)이 있고 한 모퉁이에서
유명한 "오줌 싸는 소년" 청동상이 쉬원하게 "쉬"를 하고 있다. 지구상에서 아주
옛날부터 가장 많은 양의 소변을 보는 사람(비록 동상이지만)일 것이다.
외래를 보면 50대 이후부터 소변보기가 불편해서 찾는 환자들이 많다.
화장실에 가면 빨리 나오지 않거나 봐도 시원치 않고 자다가도 몇번씩 오줌때문에
깬다고 하소연 한다. 대개 "전립선비대증" 때문이다. 이 비대증은 초기에는
약으로도 충분히 조절된다.
소변누기는 인간이 누리는 본능적쾌락 중 가장 빈번하게 즐기는 생리적현상이다.
적당한 굵기의 적당한 양이 복부에 반동적으로 방광을 비우면서 느껴보는 배설의
즐거움은 신이 인간에게 하사한 몇 안되는 선물중에 하나다. 이런 배설의 쾌감을
향유하기 위해서는 우선 충분한 양이 배출되어야 한다.
외과의사가 큰 수술을 마치고 제일 먼저 기다리는 것은 환자가 제대로 소변을
보는 가이다. 중환자실에 가면 소변을 시간별로 체크하는 경우가 있는데, 수술환자가
소변이 잘 나오지 않으면 집도의의 고민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커진다.
몸의 정상적인 순환(circulation)의 척도에 소변의 양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정상소변이 만들어 지려면 우선 정상적인 혈압과 수분공급이 필요하고, 이런 "바이탈사인"
(vital sign)"의 기본필수 사항이 "소변량(urine output)"이기 때문이다.
수술과 관계없이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 경우를 "핍뇨(oliguria)"라고 부르는데
이 핍뇨는 "신부전증"의 전조현상 중에 하나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콩팥기능이
정지되면 인공적인 "투석"을 해야 한다. 소변량에 관계없이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 경우는
노령에서는 "전립선비대증"이 가장 많다. 그 외에 오토바이사고를 당한 경우 요도입구를
다쳐 "요도가 좁아진 경우(협착)"도 소변보기가 어렵다.
의사들은 소변색을 노랗다고 표현하지 않는다. "호박색(amber)"으로 기록한다.
소변은 물을 많이 마시면 거의 투명해지기도 하고 몇시간 물을 안 마시면 짙게 나온다.
그러나 특별한 약을 먹거나 하면 깜짝 놀랄 색깔로 변하기도 한다. 결핵약을 먹으면
그 다음날 소변이 짙은 분홍색으로 나와서 당황하기 일수고, 파킨슨씨 병 때 먹는 약에서도
붉은 색을 경험한다. 외래에서 오줌이 탁하다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은데 대개 육식후의
변화일 뿐이다. 그런데 소변을 본 뒤에 기체방울이 올라오면 의사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소변을 볼 때 대개는 별 느낌이 없다. 그러나 따끔거리기도 하고 진물이 내의에 묻어
나오기도 하는데 모두 병적현상이므로 의사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소변에 피가 보이거나 붉은 핏빛으로 보이면 의사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혈뇨"는 혈관에서
나오므로 병적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노년기에 통증없이 혈뇨가 계속 나오면
암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반드시 조기에 진단을 받아야 한다.
노년기가 되면 소변을 참지 못하거나, 자기도 모르게 소변이 나와서 매우 당황하는 경우가
많은데, 병원을 찾아 "요실금"등에 대한 처방을 받는게 삶의 질에 무척 중요하다.
기저귀를 차고 외출할 수는 없지 않은가! 웃다가도 찔끔, 물건 들어 올리다가도 실례를 한다면
자칫 우울증에 빠지기 십상이다. 좋은 약들과 수술법들이 많으므로 병원을 찾을 것을 권한다.
소변검사는 매우 간단하면서도 인체에 대한 엄청난 정보를 제공해준다. 만약 "당"이 검출된다면
"당뇨병'을 의심해야 하고, "단백"이 나오면 콩팥의 "신사구체"에 탈이 났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의사에게 가봐야 하며, "혈색소"라도 발견 된다면(혈색소뇨, 또는 혈뇨), 우선 첫소변인가,
아니면 중간 소변인가, 아니면 나중 소변인가를 보고 병변의 위치(요도-방광입구-방광위)를
파악할 수도 있다. 만약 "UBG(유로빌리노겐)"이 양성이면 간염같은 간의 장해를 검사해야 하고
"nitrate"가 양성이면 흔히 요도염같은 성병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소변검사 - 1,000원 밖에 들지 않는 가장 값싼 검사이면서 생명을 좌우할 수 있는 귀중한 정보를
제공해 줄 수도 있다는 점에서 누구나 가장 쉽게 접근해볼 수 있는 친근한 검사라고 보면 될것이다.
